런던대의 조지 밸러버니스 교수와 빈대학의 아다만티오스 디아만토풀로스 교수가 최근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삼성전자가 한국 브랜드라고 응답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43.5%는 일본, 14%는 중국 또는 대만 브랜드라고 답했다. 10%는 국적을 분류하지 못했다.
한때 삼성이 의도적으로 일본 브랜드라고 잘못 인식되도록 유도하거나 적어도 방치했다는 설이 있었다. 의도적인 ‘원산지 오분류’ 전략을 폈다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자제품 하면 일본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시장 진입기에 원산지 오분류 전략은 그리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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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밸러버니스 교수와 디아만토풀로스 교수가 소비자 반응을 조사한 결과는 뜻밖이었다. 삼성을 중국 또는 대만 기업이라고 잘못 대답한 소비자들의 삼성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구매 의도는 제대로 답한 소비자들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삼성을 일본 기업이라고 잘못 인지한 소비자들에게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국적을 분류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서는 더 낮은 수치가 나왔다.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고 볼 수 있는 일부 한국 및 영국, 이탈리아 전자제품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독일과 같은 전자제품 분야 선진국 브랜드로 잘못 인식되는 유리한 오분류 상황이 브랜드 이미지 또는 구매 의도를 높인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약한 브랜드에서도 원산지 미분류는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에 큰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한국 기업들은 한국 브랜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까. 혹시 한류의 덕이라도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철저한 현지화를 기반으로 현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게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자칫하면 원산지 오분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는 않을까. 그도 아니면 원산지는 모호하게 하면서 우선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인가.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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