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배럴은 미국 정치인들이 지역구 예산을 따내는 행태를 과거 노예들이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덩어리에 몰려들던 것에 비유한 정치용어다. 양(羊)의 귀에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게 표시하던 데서 유래한 이어마크(earmark)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며 사라져야 할 정치 관행의 상징으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포크배럴 표현을 자주 썼다. 지난해 6월에는 “포크배럴 사업과 대외 원조를 없애면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포크배럴에 맞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 지출을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등 재정 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너무 당연한 말을 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공격을 받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민을 위해 뛰는 정치권을 싸잡아 돼지에 비유했다”며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박 장관의 사죄와 사퇴까지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일국의 장관이 (국회를) 돼지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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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