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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광주 수완지구, 불법간판과 ‘힘겨운 전쟁’

입력 | 2011-07-04 03:00:00

광산구, 수천개 철거 이어 이행강제금 부과 통보
상인들 “매상 떨어져… 왜 우리만 단속하나” 불만




광주 최대의 단일택지지구로 꼽히는 광산구 수완지구에서 최근 간판 정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작고 예쁜 간판’은 서울 강남 서초구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 곳곳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이미 정착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광주에서는 아직 현장에서의 불협화음이 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산구는 올 초 수완지구에 급격히 늘어나는 불법 광고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아름다운 거리 가꾸기는 간판정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 규정을 따지기에 앞서 크고 흉물스러운 간판을 퇴출시키는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정비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간판 3300여 개에 대한 위치 규격 조명여부 등을 일일이 조사해 기초자료를 만들었다. 이어 대형광고풍선(에어라이트), 입간판, 불법현수막 등에 대한 단속에 나서 올 들어 수천 개를 철거한 데 이어 권역별로 건물부착 불법간판 정비에 나섰다. 31개 아파트단지에 5만여 명이 모여 사는 이곳은 당초 건물 3층 이상 부분과 옥상에는 간판 설치를 금지하는 ‘지구단위 계획’이 고시된 곳. 그러나 2008년 건물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외벽을 뒤덮다시피 한 간판들로 이 계획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대형할인점과 금융기관 등 ‘큰손’들의 옥상 간판부터 내리도록 한 뒤 직원 10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본격적인 철거작전에 나섰다. 올 상반기에 내보낸 계고장만 1158건에 이르고 과태료 부과도 240건이나 예고돼 있다. 불법간판 850여 개는 ‘철거 대기 중’이다. 대다수 주민들은 “깔끔해진 거리가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상인들과 단속공무원들의 승강이도 끊이지 않는다. 상인들은 “간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매상이 뚝 떨어진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 등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상인연합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구청 측이 불법광고물을 기한 내에 철거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규제 위주의 일방행정을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