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출시 봇물… 분배금이 수익증가분보다 많으면 원금 손실 발생
○월지급식 펀드 설정액 5000억 원 돌파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이달 1일을 기준으로 5007억 원을 기록해 5000억 원을 넘어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3200억 원 이상 불어난 수치다. 월지급식 펀드란 펀드에 일정 금액을 넣어두면 자산운용사가 분배율을 정해 매월, 3개월 등 일정 주기를 기준으로 돈을 지급해 주는 금융상품이다. 해외 채권형인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의 경우 설정액이 올해 들어서만 2280억 원 증가했다. 2월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스마트플랜실버Q1’ ‘삼성스마트플랜실버K1’에도 300억 원 이상씩 돈이 들어왔다.
월지급식 펀드가 최근 들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투자 패턴의 등장은 고령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국내 역시 저성장 국면에서 고령화 과정이 진척되면서 자산 성장보다는 현금 흐름이 더 중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급여 형태의 고정적인 소득이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정년퇴직 이후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 등을 위해 월지급식 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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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급식 펀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자산운용사들 역시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개발해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 월지급식 펀드인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은 국내 주식형 펀드지만 작년 이후 출시된 대부분의 월지급식 펀드는 국내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혼합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투자라이프플랜월지급식자1’ ‘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1’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1’ 등이 모두 혼합형에 해당된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작년 말 출시된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과 지난달 새로 나온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 ‘프랭클린템플턴월지급하이일드’ 등은 고위험 고수익의 신흥시장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 브라질 원-헤알 월급받기펀드’ ‘미래에셋 브라질 달러-헤알 월급받기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며 KB자산운용은 해외 채권형 펀드인 ‘KB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를 월지급식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손실 땐 원금 축내면서 월지급도
대부분의 월지급식 펀드는 매월 투자 원본의 일정 비율을 자동 환매해주는 방식을 쓴다.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1’ 등은 매월 원본의 0.7%를, ‘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1’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1’은 0.5%를 지급한다.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1’ ‘삼성스마트플랜실버K1’은 각각 0.7% 이내와 0.4∼0.8%처럼 투자자가 환매 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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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월지급식 펀드의 특성상 수익성보단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식혼합형펀드 등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상품이 많다”며 “시장이 좋을 때는 일반 주식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부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