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들의 반란이 거세다. 입신 반열에 있는 9단을 무너뜨리는가 하면 80%가 넘는 승률을 기록한 초단도 있다. 이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마당은 2011 올레배. 이 대회는 라운드별로 랭킹 최상위자와 최하위자가 순차적으로 대결하는 방식. 예컨대 20명일 경우 대진표를 1위-20위, 2위-19위… 10위-11위로 짠다.》
하이트진로 감독과 같은 이름의 ‘소(小)’ 강훈 초단(21)도 2라운드 대국에서 랭킹 6위인 원성진 9단을 이겼다. 강 초단은 허장회 도장에서 배웠으며 지난해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했다. 승률은 58%.
이와 함께 천원전 예선에서도 나현 초단(16)이 랭킹 5위 강동윤 9단을 이겨 이변을 연출했다. 나 초단은 랭킹 9위인 이영구 8단과 본선 진출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그는 한국바둑리그에서 김영삼 영남일보 감독이 와일드카드로 뽑은 신예.
현재 초단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의 기사는 이지현 초단(19)과 김동호 초단(19). 두 기사 모두 바둑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10일 2단으로 승단한 이 초단의 올해 승률은 82.75%(24승 5패)로 2위. 24승을 올리는 과정에서 김동엽 9단 등 7명의 9단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올해 국수전 본선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올레배에서 아마추어로 100강에 진출한 바 있다.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 그는 16일 올레배 3라운드에서 이영구 8단과 일전을 겨룬다. 김동호 초단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대어급 새내기이다. 올해 성적은 9단 6명을 꺾은 것을 비롯해 19승 6패. 승률 76%. 국수전 본선에 올랐으며 LG배 본선에 올랐으나 아깝게 탈락했다.
이세신 한국바둑TV 편성기획팀장은 “초단들이 센 이유는 연구생을 지내거나 도장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가 된 데다 대부분 10대여서 다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바둑 공부에만 전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