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출입 부적격자’ 판정에도 합참-방사청 등 17차례 드나들어
국군기무사령부의 신원조회 결과 출입 통제 지역 출입 부적격자 판정을 받은 사람이 군 핵심시설을 모두 17차례나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람은 서버 관련 정보기술(IT)업체인 N사 직원인 김모 씨(43)다. 김 씨는 합참 등 정부기관 자료를 빼낸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5월 3일자 A14면 참조
A14면 국보법 전과 IT업체 직원 합참전산실 수시 출입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에 따르면 전산시스템 개발업체인 S사는 2007년 3월 김 씨 등 합참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할 하도급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무사에 신원조사를 요청했다. 기무사는 김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을 들며 출입 부적격자라고 S사에 통보했다. 그러나 김 씨는 이후에도 9차례나 합참을 드나들며 합참의 통합지휘통제체계(KJCCS)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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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12일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 “기무사는 이런 사실을 언론 보도가 난 후에야 알았다. 얼마나 신원 조회 및 관리가 형식적이고 출입 통제 지역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13일 국방위 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질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1개월 이상 부대에 고정 출입하는 민간인에 대해서만 신원 조회를 의뢰하게 돼 있고 임시출입자는 신원조사 대신 사전보안교육 및 보안서약서를 받고 출입시키는데, 자료 유출 등의 개연성은 익명의 임시출입자가 더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출입 부적격자로 분류된 사람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2002년 이적표현물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원 게시판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간첩질’ 할랍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씨는 2005년 N사에 입사해 올해 3월 정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