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요건 강화돼 충원 비상… 이직 잦아 중소증권사 끙끙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 인력 부족으로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비상이 걸렸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증권사들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 전후로 이동하지만 올해는 애널리스트 자격요건 강화와 수요 급증으로 인력 기근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
이런 기근 현상을 몰고 온 요인으로 올해 2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신규등록 제도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애널리스트 충원이 필요할 때마다 현장을 잘 아는 산업계 경력직을 채용해 즉각 현장에 투입하곤 했다. 새 제도는 전문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산업계 출신들이 1년간 리서치보조(RA)로 업무를 익혀야 애널리스트로 일할 수 있게 했다. 당장 산업계 경력직을 데려온다 해도 최소 1년의 공백 기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여기에 자문형 랩이 인기를 끌면서 투자자문사로 이직하는 애널리스트도 크게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애널리스트가 다른 증권사로 이직한 비율은 평균 11.5%로 미국의 3.8%보다 3배나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력 유출이 잦은 중소형사들의 고충은 특히 심하다”며 “단기성과 강조, 높은 이직률이 고착화된 환경에서 해외처럼 한 분야를 깊게 연구하는 50, 60대 애널리스트들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