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선진통일연합이 어제 창립대회를 갖고 첫발을 내디뎠다. 1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한 전국조직으로 출범한 선진통일연합은 선진화와 통일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박세일 상임의장은 “통일의 시대가 다가오는데 지금의 정치로는 이 과업을 풀 수 없다”며 지리멸렬한 범(汎)보수 진영의 일대 변신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노무현 정권의 좌파 드라이브에 맞서 태동한 뉴라이트 운동은 보수진영의 쇄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보수정권 창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일부 뉴라이트 인사들은 정부와 정치권으로 흡수됐으며 뉴라이트 운동의 동력은 크게 약화된 상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008년 집권 이후 세 차례 바뀌었지만 아직도 정체성 혼란과 무기력증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비전과 진로에 대한 컨센서스 구축보다는 권력투쟁에 빠져드는 조짐도 보인다.
반면 범야권에선 다양한 담론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시작으로 야권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고, 친노(親盧) 진영의 문성근 씨 등은 야권 단일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진보의 정책 대안’을 만들려는 공동작업도 벌어지고 있다. 야권의 담론투쟁은 정략적 계산도 없지 않지만 다양한 대안 제시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있다. 보수진영도 자기 혁신과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치열한 내부 토론과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지만 굼뜬 모습이다.
박 상임의장은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세력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정파의 유리와 불리를 떠나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양대 축이다.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존중하고 발전시킨다는 대전제 위에서라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놓고 치열한 가치 논쟁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다. 선진통일연합은 특히 보수의 개혁에 기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