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종목도 끊임없는 잡음
선수들의 몸싸움이 치열한 농구도 승부 조작 의혹이 빈번하게 제기되는 종목이다. 역시 대체로 심판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심판의 휘슬 하나에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한 농구계 원로는 “아마추어 농구에서 심판을 매수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며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넨 사례까지 공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프로농구도 승부 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4월 플레이오프 때도 “일부 심판이 특정 고교를 졸업한 감독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최희암 전 전자랜드 감독은 2009년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때 “전자랜드가 돈이 없는 건지, KCC가 돈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래서 농구 발전이 있겠느냐”며 심판을 불신하는 발언을 해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프로야구에서도 2008년 모 구단 감독이 “상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선수가 꽤 있다고 들었다”며 특정 선수와 구단의 이름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키는 등 승부 조작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종목 특성상 선수 한두 명으로는 승부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어 조직적인 세력이 개입하지 않는 한 승부 조작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에는 특정 투수가 던지는 초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로 거액의 내기를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