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톈진 테다(중국)와 전북 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선 또 다른 장외 신경전이 펼쳐졌다.
지나친 꼼꼼함(?)으로 무장한 사우디 출신의 경기 감독관은 전북을 당혹케 했다. 22일 전주에 도착한 이 감독관이 던진 첫 마디는 “난 AFC에서 가장 악명 높은 경기 감독관”이었다고.
그의 첫 업무는 골대 높이 조정. 골대를 2∼3cm씩 높이더니 필드에 그어 놓은 흰색 라인을 지적했다. 처음에 선이 삐틀어졌다고 다시 그을 것을 지시하고는 덧칠된 일부 선의 폭이 국제 축구 규정상의 12cm를 넘겼다고 전부 처음부터 시작할 것을 명했다. 선 긋는 일만 무려 3차례.
이밖에도 감독관은 툭하면 ‘벌금을 물게 하겠다’ ‘0-3 몰수 패를 안기겠다’는 등 위협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전북을 바짝 긴장시켰다.
전북 김동탁 사무국장은 “저렇게 민감한 경기 감독관은 처음 겪는다. 본업이 건축이라서 그런지 규정, 규칙에 유독 예민했던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