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 기자
경북대가 법인화를 하든 말든 ‘교내 문제’일 뿐이라는 분위기는 깊이 생각해볼 점이 있다. 특히 이른바 진보 성향이라는 몇몇 교수가 주도하는 법인화 거부 논리에는 찬성이나 반대를 떠나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법인이 되면 국립대로서 공적(公的)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업처럼 될 것이라는 점, 우수한 교수들이 떠나고 유능한 교수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 대학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학 교육은 80%가량을 사립대가 담당해 국립대보다 공적 역할이 훨씬 크다. 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이다. 포스코라는 기업이 없었다면 지금의 포스텍도 없다. 국립대 교수로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고 고액 연봉을 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기업 덕분에 가능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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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존민비(官尊民卑) 식 낡은 생각에 젖은 것이 아니라면 법인화 반대 논리가 이처럼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으로 편하게 지내다 퇴직하면 그만이라는 의도가 있지 않다면 이처럼 무책임한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율형 국립대’가 대안이라는 교수회의 주장은 기만적이다. 진정 대학의 자율성을 원한다면 “정부는 대학 운영에서 손을 떼라”고 외쳐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진정한 진보적 태도이다.
경북대 법인화에 대해 바깥에서 별 관심이 없다면 동문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관심을 넓히는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법인화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경북대의 수준이 달려 있다.
이권효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