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KT가 선보인 근거리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능을 직접 사용해 본 결과다. NFC는 10cm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대의 휴대전화 또는 휴대전화와 다른 전자기기가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도록 돕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항공사 창구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항공권 발급이 한 번에 처리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뽑을 때도 프린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저절로 출력이 되는 것이다. 기존의 전자태그(RFID)와 같은 원리의 작은 반도체 하나가 스마트폰을 훨씬 더 똑똑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 근거리 한계가 오히려 장점
광고 로드중
17일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는 2015년까지 세계 5억 명의 인구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현금이나 신용카드, T머니 등의 전자화폐 대신 휴대전화를 이용할 것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 ‘갤럭시S2’ 등이 NFC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주요 장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 NFC 스마트폰은 교통카드는 물론이고 모바일 신용카드 역할을 하면서 스마트 전자지갑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앞으로 내놓을 스마트폰에 NFC 기능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 전방위로 확대되는 NFC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스마트폰에 NFC를 넣는 데 바빴다면 통신사들은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음성통화 매출이 크게 줄었고 앞으로도 통신요금은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NFC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한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FC는 통신시장을 벗어나 다른 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비자카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런던시내 대중교통과 주요 쇼핑센터 등 비자카드 가맹점을 중심으로 NFC 모바일 결제를 세계인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16일부터 전국 카페베네 커피숍에서 NFC 스마트폰을 종이쿠폰처럼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계산대의 NFC 터치패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기존 종이쿠폰에 찍어주던 확인도장을 스마트폰에 기록해 주는 것이다. 소비자는 종이쿠폰을 관리하는 번거로움이 줄어 좋고 기업은 고객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편리한 방식을 금융결제에도 적용하기 위해 3개 통신사와 금융회사 및 결제대행사(VAN) 등을 포함시킨 ‘그랜드 코리아 얼라이언스’라는 NFC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 협의체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NFC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 그때가 되면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광고 로드중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