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가 열린 플로리다 주 잭슨빌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 골프장은 최 선수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1999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집을 얻어 살아 몇 차례 연습 라운드를 했던 곳이다. 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승리한 후 인터뷰에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내 실력으로는 이 코스에서 언더파를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승리가 더욱 기적 같다”고 말했다.
▷골프에서 ‘퍼트는 사이콜로지(psychology·심리학)’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감이 있어야 홀컵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이 골프장이 최경주가 미국에 온 후 가끔 연습을 해 눈에 익은 골프장이라는 점도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최 선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그는 승리한 후 “오늘 하루 종일 정말로 기도를 열심히 했다. 이 경기를 이길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일성을 터뜨렸다. 신앙심도 퍼트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우승을 잡기 전에 세 경기 연속 톱 10에 들어가 상승세를 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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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