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국 방첩대(CIC)가 지나가는 시민을 붙잡고 쿠데타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봤더니 10명 중 4명은 찬성, 2명은 찬성하지만 시기가 이르다, 4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면 총리는 회고록에서 사임을 결정하게 된 직접적 동기는 쿠데타를 지지하는 윤보선 대통령의 태도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당시 새뮤얼 버거 미국대사는 “4·19로 이승만을 몰아낸 학생들은 장면 정부에 압력을 가할 목적으로 매일같이 시위를 벌였고 장면 정부는 전국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실패해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급속히 사라졌다”고 군사쿠데타의 배경을 분석했다.
▷대중 사이에서 역대 대통령 중 부동의 인기 1위는 박 대통령이다. 봄철 보릿고개를 아는 세대에는 단군 이래 최초로 먹는 문제를 해결해 준 박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있다. 4·19 이후 학계에 민족경제론이 유행할 때 수출지향 산업화로 세계 자유무역 확대 흐름에 올라탄 것은 박 대통령의 혜안이다. 사회 전체로 보면 박정희의 공(功)은 경제개발이요, 과(過)는 민주주의 억압이라는 절충론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