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57초에 한대… “가동률 100% 무결점 도전”

입력 | 2011-05-13 03:00:00

■ 현대차 대표공장 아산 현장의 ‘주말 잊은 5월’




11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의 조립을 마무리하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2일부터 판매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 공장은 수많은 현대차 가운데 4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그랜저HG와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쏘나타 등 두 차종만 생산한다.

회사는 물론이고 직원들도 신이 났다. 57초에 한 대, 한 시간에 63대의 완성차가 생산되지만 ‘더 만들지 못해 못 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4월 모두 31만396대를 국내외에 판 현대차는 올해 같은 기간 34만647대를 판매했다. 9.1% 늘어난 수치다.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경쟁회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이유도 있지만 지금 같은 속도라면 지난해 세운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는 건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가동률은 12일 오전 9시 57분 현재 100%였다. 아산공장의 한 해 전체 가동률은 2007년의 98.96%가 최고 기록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공장을 찾은 11일 99.5%였던 공장 가동률은 12일 오전 한때 100%를 찍기도 했다. 이 공장 장충식 이사는 “가동률 99.5%도 조립을 기다리는 차체들이 잠시 대기하느라 생긴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동률은 국내에서는 최고이며 24개에 이르는 해외 현대차 공장 중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것이다. 해외에 건설하는 모든 현대차 공장은 이 아산공장을 벤치마킹해서 짓는다. 1996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최신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대차 내에서는 대표 공장인 셈이다.

아산공장에서는 그랜저와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번갈아가며 생산한다. 요즘 가장 잘 팔리는 그랜저HG가 50%, 쏘나타가 40%,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0% 비중이다. 미국에서는 4월,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반응이 좋으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직원들은 차 앞에 붙은 옵션 명세서를 보고 차와 옵션에 따라 매번 다르게 조립을 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지만 현대차는 연초에 세운 아산공장의 올해 생산계획인 29만2000대보다는 많이 생산하지 않을 계획이다. 장 이사는 “무리해서 가동률을 높이고 생산량을 늘리려 하면 탈이 날 수 있다”며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 임직원들은 토, 일요일에 쉬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나마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징검다리 연휴 중 휴일은 제대로 쉬었다.

임직원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한 현장 직원은 “일본 도요타가 전에는 넘어야 할 큰 산이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많이 따라잡았다. 현대차를 경쟁 상대로 여기지도 않던 도요타가 요새는 현대차를 사 뜯어보고 연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올해 아산공장의 목표 중 하나는 가동률 99%를 넘기는 것이다. 곧 시작될 임단협이 큰 변수다. 그러나 장 이사는 “어느 해도 노사관계가 순조로웠던 적은 없었지만 이제는 (노조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파업을 해도 실익이 없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해 올해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