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전년비 50% 증가…피해규모 230억원경찰, 방통위 협조하 국제전화에 `음성경고' 도입 추진
꾸준히 감소하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경찰은 오전 10시를 전후로 '자녀를 납치했으니 돈을 송금하라'는 내용의 사기전화가 50대 중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걸려오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은 11일 올해 1~4월 보이스피싱이 2196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477건에 비해 48.6% 늘었다고 밝혔다. 피해액도 149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증가했다.
발생 시간대를 보면 오전 10시대 22.4%, 오전 11시대 18.6%, 오전 9시대 13.4%,낮 12시대 11.6%, 오후 3시대 8%, 오후 1시대 7.6%, 오후 2시대 7.0% 등 낮 시간대에 집중됐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50대가 37.3%로 가장 많았고 40대 19.5%, 60대 17.9%, 30대 9.9%, 20대 7.7% 등의 순이며 피해자의 90% 이상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사기에 속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형별로는 예전에는 뜸했던 자녀납치 빙자가 27.4%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수사기관 사칭 27%, 금융감독원 사칭 15.1%, 우체국 사칭 12.7%, 은행 사칭 12.7%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와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동시에 파악한 범인이 일단 자녀에게 무차별로 욕설 전화를 걸어 전원을 끄도록 한 뒤 부모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자녀 역할을 담당하는 이가 울면서 다급하게 '살려달라'고 연기를 하는데 자녀와 연락이 안 되니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조, 발신번호를 조작한 국제전화를 아예 차단하거나 전화를 받기 전에 음성으로 국제전화라는 사실을 경고하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보이스피싱 주범이 외국에 거주하는 점을 주목, 중국과 정기적인 실무회의를 열고 핫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수사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지 조직 검거를 촉구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