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력 약한 한화의 ‘절대 에이스’“이길 수 있다” 동료들 자신감 상승“외로운 싸움에 부담도…안타까워”
‘괴물’이 신났다. 한화 류현진(위 사진 오른쪽 끝)이 21일 대전 롯데전 7회 무사 2·3루서 강동우가 결승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출루하자 보호장비를 직접 받으러 나섰다. 이뿐만 아니다. 덕아웃에서는 동료선수에게 장난을 치다 꿀밤을 맞고, 타자들의 방망이를 휘둘러보기도 했다(아래 사진). 대전 |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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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4기’끝에 거둔 마수걸이 승리. 에이스의 뒤늦은 시즌 첫 승에 정작 선수 본인보다 더 기뻐했던 사람이 바로 감독이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1일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하루 전 롯데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3패 뒤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했다.
한 감독이 털어놓은 뒷얘기 하나. 20일 1회 류현진이 롯데 홍성흔에게 빗맞은 안타로 1점을 내줬을 때, 덕아웃 내에서 장탄식이 터졌다. 그만큼 선수들이 류현진의 1승을 간절하게 염원하고 있었다는 게 한 감독의 말이었다.
그럼 왜 동료들이 빗맞은 적시타에 아쉬움을 터뜨리고, 감독이 일개 투수 1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그건 그 투수가 다름 아닌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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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는 49승을 거뒀다. 25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16승4패, 방어율 1.82를 마크했다. 자신이 선발로 나간 게임에서 64% 승리를 거뒀고, 팀 승리의 약 3분의 1을 책임졌다. ‘절대 에이스’란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류현진이 나오면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동료들의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이것이 전체적인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었다.
한대화 감독은 그동안 연이은 선발 등판에서 류현진이 승수를 챙기지 못하고 잇달아 3연패를 당하자, “감독으로서 미안할 정도”라며 “현진이가 가면 갈수록 더 큰 부담감, 책임감과 싸워야할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선수 못지 않게 감독도 가슴앓이를 한 셈. 20일 류현진의 1승이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도 그래서다.
대전 | 김도헌 기자(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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