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은 3년 안에 M&A 대상을 찾아 상장시키면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물밑작업만 치열했을 뿐 이렇다 할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대신스팩이 합병 상장에 성공하는 등 결과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 합병 성공 잇달아 탄생하며 재조명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지난해 3월 3일 처음 상장한 이래 현재까지 상장된 스팩은 모두 22개다. 미래에셋, 현대증권, 동양종금, 신한금융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스팩을 주관하고 있다. 스팩은 자본환원율 산정 및 비상장 법인에 대한 상대가치 평가기준의 변동 등으로 그동안 합병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최근 합병 성공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 스팩 펀드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
스팩 투자의 장점은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점이다. 스팩은 각종 운용 경비를 제외한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외부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에 맡겨 별도로 관리한다. M&A가 진행되기 전까지는 이 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담보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예치된 공모 자금과 예치 이자는 공모주주들에게 주식 보유 비율에 따라 분배된다.
하지만 최근 스팩 합병 소식 등에 고무돼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스팩의 수익률은 결국 M&A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우량 기업과의 합병에 성공할 경우 스팩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겠지만 부실 기업을 합병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갈 수도 있다. 문제는 어떤 스팩이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스팩들도 좋은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합병 성공으로 상승세를 탔던 ‘미래에셋스팩1호’ ‘히든챔피언스팩1호’ ‘케이비게임앤앱스스팩’ 등 스팩주들은 18일 증시에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스팩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동부SPAC30증권투자신탁’의 수익률은 ―3%대로 썩 좋지 않다. 스팩 사모펀드들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모든 스팩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주식, 채권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 차원에서 스팩 투자를 결정했다면 해당 스팩의 잔존 기간이 얼마인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합병 결의 시에는 합병 대상 기업에 관한 꼼꼼한 분석을 바탕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