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성 마케팅’을 위한 5가지 키워드
톰스 슈즈는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저개발국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마케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 경영진은 신발을 기부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 고객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호소할 수 있다. DBR 그래픽
부정직한 제품, 가식적인 서비스, 허위 마케팅이 판을 치는 시대다. 품질만으로는 차별화를 이뤄내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진정성 마케팅(authentic marketing)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왜 진정성일까. 진정성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하게 적기 때문이다. 희귀한 것은 늘 가치를 지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자사의 ‘진심’을 알릴 수 있을까.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DBR 79호(2011년 4월 15일자)에 진정성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한 5대 전략을 소개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광고 로드중
이제 상품 기획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상품에 무엇을 더 추가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제거하거나 그대로 놔둘 것인가’이다. 소비자들은 자연 소재, 천연 재료에서 제품의 진정성을 느낀다. 여러 번 가공하거나 인위적 요소를 추가하면 제품의 진정성은 훼손된다.
미국 화장품 업체 ‘키엘’은 유명 모델을 활용한 광고와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 용기를 쓰는 여타 화장품 업체와 달리 수수하고 투박한 용기를 사용한다. 고품질의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이 콘크리트 뼈대를 그대로 노출하고, 빈티지 철제 가구를 사용해 매장을 꾸미는 일도 이와 무관치 않다.
○ 독창적 진정성(Original authenticity)
사람들은 오랜 역사를 지닌 제품에 최초의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신제품과는 다른 차원이다. 이제껏 수많은 콜라가 나왔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코카콜라만이 진짜라고 믿는다. 코카콜라가 콜라의 원조이기 때문이다. 즉, 진정한 원조로 인정받으려면 경쟁사보다 먼저 독특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아이폰 이후 수많은 스마트폰이 나왔지만 출시 시기가 늦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성능과 디자인을 내세워도 원조가 될 수 없었다.
광고 로드중
○ 특별한 진정성(Exceptional authenticity)
미국 의류브랜드 ‘아파트먼트 넘버9’은 고객에게 직설적인 말을 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매장 직원들은 손님이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뚱뚱해 보인다”고 말한다.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다. 무엇을 입어도 “정말 잘 어울리세요. 고객님”이라고 말하는 다른 업체의 직원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수제 햄버거 가게에 가면 대부분 음식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처럼 서비스 제공 속도를 늦추면 제품의 특별함을 부각시킬 수 있다. 즉, 애매모호한 친절과 가식적인 서비스를 과감히 버리고 극단적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남들이 다 하는 정도의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니 아예 욕쟁이 할머니처럼 원색적인 방법으로 고객과 만나는 게 낫다. 색다르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의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함과 진정성의 의미를 잘 전달해준다.
광고 로드중
세계적 관광지나 위대한 인물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 대중에게 그곳에 가거나 그 사람을 직접 만난 듯한 ‘체험’을 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진정성을 알리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카지노에 있는 베네치아 운하가 가짜임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그 정도로 진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인물을 보여주는 광고도 효과적이다.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는 창업자인 라코스테가 당대 최고의 테니스 스타였음을 설명하며 그의 악어와 같은 승부근성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연결시킨 바 있다. 국내 모 기업도 창업주인 선대 회장의 모습을 담은 TV 광고를 통해 자사의 도전 정신을 부각시켰다.
○ 영향력 있는 진정성(Influential authenticity)
기업이 단순히 돈이나 성공이 아니라 의미와 영향력을 추구하는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미국의 여행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신발이 없는 아르헨티나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신겨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톰스 슈즈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아르헨티나 아이들에게 무료로 한 켤레의 신발을 신겨주겠다는 그의 ‘원 포 원(one for one)’ 캠페인은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1만 켤레의 신발을 가지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직접 신발을 신겨줬다. 그 모습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고객들은 그가 약속을 지켰음을 확인했고 진정성을 실감했다. 이 회사는 지금 매년 100만 켤레 이상을 판매하면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간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연출된 마케팅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할 줄 아는 기업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 profkim@snu.ac.kr
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윤리경영 체계적으로 뿌리내리는 방법
▼ Special Report
성과 낮은 직원들을 춤추게 하려면…
▼ 중간 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
조직문화 바꾸려는 CEO를 위한 제언
▼ Harvard Business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