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용 군용기 교체를 추진해온 인도네시아가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했다. 수출이 최종 확정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초음속 군용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된다.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T-50은 모두 16대로 총 판매가격은 4억 달러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T-50의 탁월한 성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순수 고등훈련기인 T-50과 함께 기총(機銃)과 레이더를 갖춰 무장 훈련이 가능한 전술입문기 TA-50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번 수출 과정에서 우리와 경쟁했던 이탈리아와 러시아는 훈련기만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손을 들어준 것은 전술입문기를 같이 만드는 한국의 장점을 인정한 결과로 보인다.
T-50의 수출 길을 여는 데는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정부도 큰 역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훈련기와 잠수함 등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을 약속해 T-50 수출을 지원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는 올해 2월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사건으로 위기를 맞아 T-50 수출이 좌절될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측은 협상 과정에서 숙소 침입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종이다. T-50이 목표로 삼아야 할 나라는 세계 최대의 무기 시장인 미국이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초음속 스텔스기인 F-22와 F-35의 조종술을 익히려면 유일한 초음속 훈련기인 T-50이 적격이다. 정부와 방위산업계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