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정주영-최종현, 난관을 헤쳐갈 힘을 준 이름들”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잡은 이 세 거인은 동아일보가 올해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의 롤 모델로 여러 차례 거명됐다. 특히 3인은 ‘동아 100인’ 중에서도 차세대 경제인들의 마음속에 지금도 살아있는 횃불로 타오르고 있었다. 차세대 경제인들은 기업이나 경제정책을 이끌다 난관에 부닥칠 때 이들의 경영철학과 이들이 남긴 말을 다시금 되새겼다. 3인이 맨발로 산업현장을 뛴 지 반세기가량 지난 지금 이들의 가르침은 고전이자 살아 숨쉬는 경영지침이다.
○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제일’
지난해 11월로 타계한 지 23년이 된 이병철 창업주는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를 가장 중시하는 ‘인재제일(人材第一)’의 경영철학이 나침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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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호암에게서 경영감각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호암은) 국내의 작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이미 몇 세대 전에 글로벌 경쟁을 준비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셨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직관력, 비전을 제시하신 경영감각을 배우기 위해 (내가) 노력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특히 호암이 68세 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어 73세에 반도체 신화의 출발점인 ‘64K D램’을 개발해낸 열정과 집념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맨주먹으로 시작해 이제 우리 경제의 젖줄이 된 자동차, 조선, 건설 사업을 키워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10년 전 별세한 정주영 명예회장을 롤 모델로 삼는 이유다. 그는 “그분의 인생과 가치관에는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기업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정 회장께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진정한 창조가”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한국 산업화의 젖줄을 키웠다면 황 대표는 태양광 사업 등 신산업의 젖줄을 일굴 주자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정 명예회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할 때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상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난 창발적 방식으로 무장한 그의 도전정신은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기업가가 마음에 새겨야 할 영속적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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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현 SK그룹 회장 “지구촌을 무대로”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종현 회장이 세운 고등교육재단 장학금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현지 교수 생활 1년 만에 국내 교수로 돌아오려다 최 회장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최 회장은 “내가 너에게 조건 없이 장학금을 대준 뜻은 국내에서 잘살고 높은 위치에 있으라는 게 아니었다. 세계 일류 학자와 경쟁하라고 내보냈더니 서울에서 제안이 왔다고 들어오는 건 내 뜻과 다르고 내가 생각한 네 모습이 아니다”라고 엄하게 타일렀다. 이 수석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라는 가르침을 지금도 새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한국이 세계 경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데 기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선대 회장께서는 기업이 사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셨다”고 회고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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