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쟁력, 日이 압도적 뒤져… 한국에 인재-정보 통째 넘어가”
서울문화사 제공
“최대 시장은 역시 중국입니다. 앞으로 중국과 좋은 관계로 손을 맞잡고 함께 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원들 앞에서 경영방침을 발표하는 ‘시마 사장’(그림)의 표정은 절박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일본의 인기만화 ‘시마 사장’ 6권에서다. 1983년부터 일본에서 연재된 만화 ‘시마 시리즈’의 주인공 시마는 일본의 대표적 전자회사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을 상징하는 ‘하쓰시바’에 입사해 과장, 부장, 전무 등을 거쳐 2008년 사장에 올랐다. 그런데 시마 사장의 말은 지금 일본이 한국 산업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닮은 데가 많다.
○ 일본, “한국 전자산업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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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설은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예로 들며 “일본이 기술도 앞서고, 판매도 먼저 했지만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 초(超)슬림 상품을 대거 투입해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3차원(3D) TV에 대해서도 “일본 파나소닉보다 삼성전자가 판매를 먼저 시작했듯 기술과 디자인에서 일본의 우위가 거의 사라진 요즘엔 상품화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만화 ‘시마 사장’에는 ‘섬상전자’라는 회사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상징한다. ‘시마 사장’ 6권에는 섬상전자가 일본의 기술 인력을 어마어마한 거액에 스카우트해 일본 기업의 극비 정보가 인재와 함께 통째로 넘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도 자금력을 앞세워 이 스카우트에 가세했다는 탄식도 있다.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일까. 삼성전자 측은 “현재 18만 명에 이르는 글로벌 인력 중엔 일본인도 많지만 그 수는 대외비”라고 말했다.
○ 시마 사장, 리튬이온 전지에 승부수
시마는 일본 경제의 ‘산증인’이다. 1980년대 일본 버블경제 때 시마 과장은 교묘한 정보전으로 미국 영화 회사를 인수했다. 1990년대 장기불황 때 시마 부장은 구조조정으로 실적을 쌓았다. 2000년대 임원이 된 후엔 주로 인도와 중국에서 성장 엔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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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에 비해 타격이 덜한 한국을 경계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시마 사장은 일본 경제정책과 산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