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주민 27명 송환
27명을 태운 해경 함정이 이날 낮 목선을 와이어로 연결한 채 연평도 해군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0여 분 뒤 검은색과 회색 점퍼를 입은 10여 명이 내렸다. 이들은 모두 눈가리개를 한 채였다. 이곳이 군부대 안의 해군부두였던 만큼 북한에 알려지면 안 되는 보안시설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앞 사람의 팔과 어깨, 손을 잡은 채 함정을 향해 걸어갔다. 10분 뒤에는 나머지 주민이 내렸다. 여성들은 목도리와 머플러, 모자 등을 착용했다.
27명을 태운 해경 함정이 이날 낮 목선을 와이어로 연결한 채 연평도 해군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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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낮 12시 40분경 연평도에서 서북쪽으로 약 6km 떨어진 해상에서 경비함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25명을 모두 목선으로 옮겨 태웠다. 이들은 12시 53분경 NLL을 넘었다. NLL 북쪽 해역에는 북한 경비정 1척이 대기하고 있었다.
27명을 태운 해경 함정이 이날 낮 목선을 와이어로 연결한 채 연평도 해군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어 정부는 4일 주민 27명을 판문점 인근에 대기시키며 북한 송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귀순자 4명이 생긴 것에 대해 ‘남측의 귀순공작’ 운운하며 전원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은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를 제안하며 귀순자 4명과 이들의 북측 가족 간 대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귀순자 대면접촉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북측이 27명을 우선 돌려보내라고 태도를 바꾸면서 남북은 17일 서해를 통한 송환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들이 타고 온 목선이 고장을 일으킨 데다 서해에 풍랑이 일어 송환이 열흘이나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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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