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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평론가 최성일씨 어서 일어나세요” 온라인 돕기

입력 | 2011-03-23 03:00:00

온라인 돕기 소리없이 큰 울림
저서 구입운동 참여자 몰려




‘기분이 좋은 날, 나는 책을 산다.’ 15년 전 한 출판평론가의 일기장. 자신이 사고 읽은 책을 일일이 기록해놓을 만큼 끔찍이도 책을 아꼈던 그는 지금 병상에 누워 있다. 출판전문잡지 기자로 시작해 평론가를 거쳐 작가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책에 헌신한 출판평론가 최성일 씨(44·사진). 그를 돕기 위한 작은 이벤트가 온라인을 통해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2월 27일부터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최 씨의 저작인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다섯 권과 ‘테마가 있는 책 읽기’ 한 권을 묶어 2만 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가 병마를 훌쩍 떨치고 일어나기를 기원하면서 그의 책에 대한 이벤트를 벌인다”는 한 소장의 글과 함께 진행 중인 행사에는 벌써 250여 명의 참여자가 몰렸다.

이벤트는 인터넷과 최 씨의 소식을 안타깝게 여긴 출판업계 지인들의 트위터 등을 통해 계속 번져가고 있다. 출판업계에서 최 씨와 선후배 사이로 오랜 인연을 쌓아온 한 소장은 “2004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에도 펜을 놓지 않고 집과 병원을 오가며 저술을 계속한 후배였다. 좋은 책을 잘 팔아주지 못한 것이 늘 미안했는데 이것으로 마음의 빚을 조금 갚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최 씨로부터 혹평을 들은 출판업계 종사자가 ‘그의 혹평이 그립다’며 책을 주문했고, ‘나는 정가에 사겠다’며 2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송금한 분들도 많다”며 감동을 표했다.

한 소장은 최근 책을 판 수익금 일부를 최 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이벤트는 기한을 두지 않고 계속된다. 한 소장의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khhan21)를 통해 참여 가능하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