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앵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가 3시간 넘게 연착되고, 사전 양해 없이 비행기 무게를 줄인다며 승객들의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 에어 이용객들이 실제 겪었던 일입니다. 김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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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본발 지진 여파로 쓰나미 주의보까지 내려진 괌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13일 귀국 길에 올랐던 민혜진씨(서울 양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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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혜진/피해 승객
"갑자기 짐을 내리겠다고 통보도 없이. 한 분이 창가 보더니 '어 저기 내 짐 내린다' 그래서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보니까 '너무 무게가 많이 내려서(나가서) 승객 짐을 내려야 겠다….'"
항의가 빗발치자 기장은 방송을 통해 '짐과 함께 귀국하려면 지금 비행기에서 내려 현지에 남으라'고 말했습니다.
기내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진 에어 측은 예정시간을 3시간 여 넘긴 뒤에서야 '기상 조건이 바뀌어 다시 짐을 싣고 간다'며 이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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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인터뷰) 손지연/경기 수원시
"지방이나 저희 같이 수원에 사는 분들은 (교통 편)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 곳에서는 남자 한분과 여자 한분 나와 계셨는데 전혀 도움을 못 주시더라구요."
취재진이 공항 주재 진 에어 사무실을 찾아 어떻게 된 사정인지 묻자 직답을 회피합니다.
(현장 녹취)진 에어 공항 사무실 관계자
"사전에 본사와 조율하지 않고 오면 인터뷰 못한다. 담당자 없다…."
어렵게 연결된 진 에어 측 관계자는 기상 조건 상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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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지시한 데로 하는 거지. 임의로 판단하고 (관제탑에서) 뜨지 말라고 했는데 뜰 수도 없는 거예요."
그러나 기술적인 이유와 안전 상 연착이 불가피 했더라도 후속 조치에 대한 비난은 면키 어렵습니다.
(인터뷰)민혜진/피해 승객
"(일행 중엔) 임산부도 있었습니다. 근데 그 분은 전주에 사시는 분. 그 임산부를 공항 라운지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리게 하더라구요."
참되고 바른 서비스를 모토로 삼는 진(眞) 에어.
그러나 피해 승객들에게는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은 '저가 서비스' 항공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동아일보 김정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