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 다이린사 주지스님
다이린사에 있는 안중근 의사 위패(오른쪽)와 중국 뤼순감옥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의 위패. 동아일보 DB
안중근 의사 위패와 기념비를 모신 절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 미야기(宮城) 현 구리하라(栗原) 시 다이린(大林)사는 이번 지진에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절 주지인 사이토 다이켄(齋藤泰彦·75) 스님은 1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절 건물이 거의 다 쓰러지고 절에 모셔진 무덤도 모두 망가지는 등 지금껏 겪은 것 중 가장 큰 지진이 났다”며 “안 의사 위패도 쓰러졌지만 부서지지는 않아 깨끗이 닦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사 기념비는 2m 깊이로 묻혀 있어 지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 절에 안 의사 위패와 사진이 모셔진 것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고 중국 뤼순감옥에 수감되었을 당시 간수를 맡았던 일본 헌병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의 고향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안 의사의 인품에 감화된 지바는 1921년 고향으로 돌아와 처형 직전 안 의사에게서 받은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과 위패를 평생 집에서 모셨다. 그가 숨진 후 유족이 유묵과 위패 등을 이 절에 맡겼다. 이 절은 안 의사 탄신일인 9월 2일에는 매년 추도법요식도 열고 있다.
광고 로드중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