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석유시설 첫 공격… 세계경제 긴장佛 “反카다피측이 합법적 국민대표” 인정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정부군이 9일 반(反)카다피군이 장악한 라스라누프 석유시설을 집중 폭격했다. 정부군이 석유시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은 처음이다. 서방세계가 경계했던 카다피 원수의 석유시설 파괴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정부군이 이날 라스라누프 서쪽으로 5km 떨어진 반군 진지에 20여 개 폭탄을 퍼부으며 2곳의 원유시설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폭격 이후 엄청난 폭발음이 이어지면서 3개의 거대한 짙은 연기 기둥과 불길이 목격됐다고 한다.
반군 무스타파 게리아니 대변인은 “정부군이 유전으로부터 시드라에 원유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을 포격했다. 원유저장소도 공습을 받았다”며 “카다피군이 국제 석유시장에 타격을 주기 위해 유럽에 경고를 하려는 것이겠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슈크리 가넴 회장은 “폭격을 받은 것은 소규모 디젤 저장시설일 뿐이고 원유시설 피해는 없다. 중요한 것은 원유 시설과 석유 산업의 안전이 온전히 지켜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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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공격이 카다피 원수가 서방 국가들의 리비아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논의를 막기 위해 협박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카다피 원수가 막대한 석유 판매 수입을 권력 유지를 위한 돈줄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