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GM의 상징 ‘美 오리온 공장’을 가다 중대형차를 만들던 제너럴모터스의 오리온 공장은 GM의 파산보호 신청 후 공장 폐쇄의 위기를 넘기고 소형차 생산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이 공장에서 시험생산된 쉐보레 소닉 앞에서 공장 근로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 제공
8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북쪽으로 40여 분간 차를 달려 도착한 GM의 오리온 조립공장. 아직 찬 겨울바람이 매서운 바깥과는 달리 공장 안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근로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한쪽에서는 지게차들이 열심히 실어 나른 장비를 조립하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근로자가 3, 4명씩 붙어 차체 조립 거치대를 시험 운전하며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공장에 설치돼 있던 중대형차 생산 설비를 뜯어내고 소형차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설비 교체 작업은 작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얼리셔 볼러 데이비스 공장장은 공장 근로자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현재 이 공장에는 직원 550명이 막바지 생산 재개 작업을 하고 있다.
데이비스 공장장은 “앞으로 일주일에 근로자를 100명씩 불러 모아 생산 개시 직전까지 1800명을 재고용할 계획”이라며 “계획대로 되면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 전 이 공장에서 일하던 2000여 명 가운데 다른 공장에서 일하게 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시 모여 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은 줄 알았는데 제2의 기회를 얻었다.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케빈 내드로스키 씨는 “1994년 이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며 “이 공장을 다시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GM은 이 공장에 총 6억 달러를 투자해 올해 하반기부터 쉐보레 소닉, 뷰익 베라노 등의 소형차를 연간 16만 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GM은 전 세계에서 838만9769대의 자동차를 팔아 841만8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도요타를 바짝 따라붙었다. GM은 2008년 글로벌 판매 세계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줬고 2009년에는 자동차 판매 대수에서 33만 대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올해도 GM의 선전은 계속되고 있다. GM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는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GM 회생 원동력은 중소형차 수요에 눈 돌린 것” ▼
존슨 美판매담당 부사장
8일(현지 시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만난 돈 존슨 미국판매 담당 부사장(사진)은 GM의 판매 급증 배경에 대해 공격적인 광고와 마케팅, 폭넓은 시장 수요 조사, 소형차 개발 등을 꼽으며 이렇게 설명했다.
존슨 부사장은 “과거에는 픽업트럭과 대형차 위주의 판매에 주력했지만 작년 9월 미국 시장에서 시판한 쉐보레 크루즈와 소닉, 뷰익 베라노 등 중소형차를 잇달아 개발하면서 시장을 공략할 훌륭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