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비글라리 부회장 “인플레 우려할 수준 아니다”
씨티그룹의 하미드 비글라리 부회장은 “가계부채 문제는 과민하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씨티그룹의 하미드 비글라리 부회장은 4일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은행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가계부채의 덫에 허우적댔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가계 빚 경고등’이 들어온 한국 경제에 대한 충고인 셈이다. 비글라리 부회장은 씨티그룹 내 신흥시장 및 지식콘텐츠 관련 연구부서의 총괄 책임자다.
태국, 대만 등 신흥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있는 비글라리 부회장은 한국에선 ‘카드시장’이 주요 이슈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한국의 카드시장 현황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카드시장 위기와 비교해 현재 카드시장 상황을 이해하게 된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틈새시장에 집중하면 매우 수익성이 좋고 매력적인 카드산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한 것에 대해서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게 정말 문제’라는 걸 깨닫고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우 신속하게 행동했다. 이러한 신속함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씨티가 작년 말 2년 2개월 만에 공적자금을 다 갚은 것은 ‘정부의 경영 무간섭’ 덕분이라며 “미국 정부는 씨티그룹의 일상적인 경영에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금융규제 당국자들은 100여 개국에 진출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복잡한 금융기관의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