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사퇴후 ‘외국인 정치헌금 금지’ 개정 들먹… “기부자 국적 확인 사실상 불가” 여야의원 한목소리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상의 사퇴 원인이 된 정치자금법의 ‘외국인 정치헌금 금지’ 규정에 대한 완화 움직임이 일본 정치권에서 번지고 있다. 정치자금 기부자가 외국인인지를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여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치자금법 22조 5항은 ‘외국인 또는 외국인이 주요 구성원인 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다. 고의로 이를 받으면 돌려주더라도 공민권 정지 등 처벌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게 입법 취지다.
마에하라 전 외상은 사건 직후 “기부자의 국적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그에게 기부한 재일 한국인은 일본식 이름을 썼기 때문에 국적 확인이 어려웠을 것이란 점에서 정치권에 동정론도 상당하다. 당시엔 자민당 등 야당이 정쟁 차원에서 ‘무조건 사퇴’를 요구했지만 일단 그가 사퇴하자 분위기가 달라지는 양상이다. 이 문제를 대서특필하며 사퇴 여론을 주도했던 요미우리신문도 8일 “기부자의 국적 확인은 곤란하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과거에도 여야 의원 다수가 외국인 정치헌금을 ‘자신도 모르게’ 받은 적이 있는 데다 뒤져 보면 향후 수많은 의원이 걸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에 파다하다. 8일에도 교토(京都) 시의회의 한 의원이 마에하라 전 외상에게 기부한 인물에게서 1만 엔(약 13만5000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007년 자민당 소속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도 외국인 소유 기업의 정치자금 수수에 얽혀 드는 등 다수 정치인이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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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