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앞두고 국가에 거액의 전 재산을 기부한 한 미망인이 홀로 쪽방에서 중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강원 화천군 화천읍내 한 쪽방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홀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손부녀(71) 할머니.
손 할머니의 남편인 장창기(84~1990년 사망) 씨는 1974년 당시 경찰서 신축을 위해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자신의 집터(1008㎡)를 비롯해 경찰서 부지 5163㎡, 군청부지 1322여㎡ 등 현 시가로 50억원 대에 이르는 7493㎡(2400여평)의 토지를 선뜻 국가에 기부(증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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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약속은 이뤄지지 않았고 가족들은 건물이 노후 돼 생활이 어렵게 되자 10여 년 전부터 집을 개, 보수해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국가의 재산이므로 함부로 개, 보수를 할 수 없다며 거절, 지금까지 한 겨울에는 욕실의 변기가 얼어붙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의 가족은 1990년 장 씨가 지병으로 사망, 가세가 기울면서 2남 2녀의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손 할머니는 홀로 집을 지키면서 정부에서 나오는 생활 보호지원금 30여만 원으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더욱이 손 할머니는 지난 2003년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매현상까지 보이고 있으며 최근 병원의 진료결과 콩팥과 방광의 기능저하 등 합병증으로 앞으로 몇 개월밖에 생활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와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옥 일부를 국가의 재산이라며 화천군경우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손 할머니는 30여㎡(10여평) 남짓한 쪽방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홀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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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경찰서 관계자는 "어려운 시절 모든 재산을 국가에 기부한 이들 가족에 대해 고마움 마음은 갖고 있으나 현행법상 도울 수 있는 길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태도에 대해 주민들은 "국가에 거액의 전 재산을 기부한 선량한 국민을 국가가 보호해 주질 못할 만정 자신이 보수해 살겠다는 것마저 거절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부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천에 거주하는 P(46)씨는 "의를 기본으로 하는 정부가 국가에 모든 재산을 기부하고 마지막 노후의 삶을 중병과 투병하며 살아가고 있는 70대 노인에게 최소한의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는 것에 실망감을 갖게 됐다"며 "국가 유공자 차원에서 보호해야 함이 당연한 일이 아니냐"며 꼬집었다.
손 할머니는 "늙으면 죽어야지… 이렇게 살 거면 오래 살아 뭐 해"라며 궁핍하게 사는 자신의 삶이 지겹다는 듯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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