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화재는 올 시즌 11승 13패로 5할 승률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배구 도사’ 석진욱(35)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그는 “진욱이의 비중은 용병인 가빈 슈미트 이상”이라며 “수비, 경기 조율 등 모든 면에서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배구 도사? 누구나 꿈꾸지만
호쾌한 스파이크는 팬들을 열광시키지만 깔끔한 수비는 감독을 웃게 만든다. 공격력만 좋은 선수는 ‘반쪽 선수’란 불명예를 안지만 수비까지 겸비한 선수는 ‘배구 도사’란 찬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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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도사의 존재감은 코트에서 절대적이다. 그가 있어 조직력은 배가된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배구 도사가 있으면 그를 구심점으로 팀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코치는 “한 명의 배구 도사는 선수 두 명의 효과를 낸다. 라이트의 공격 부담과 리베로의 수비 부담을 동시에 덜어준다”고 강조했다. 서남원 대한항공 코치는 “발군의 센스로 팀 내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데 감독이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 임시형-안준찬 등도 배구 도사 후보
대한항공 곽승석. 동아일보 DB
한국배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프로 구단들의 근시안적인 선수 수급을 비판했다. 구단들이 마케팅용으로 과포장된 선수들만 선호하다 보니 선수들 역시 일찌감치 눈에 보이는 기록에만 집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진식 KBSN 해설위원은 “리베로 제도가 생긴 뒤 궂은일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수비나 리시브는 어느 경지에 오르면 스파이크보다 더 짜릿한 손맛을 느끼게 된다. 최근 선수들은 수비 훈련 자체가 적다 보니 그걸 느낄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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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