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박한 대사관-한인회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사상자와 실종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 교민과 유학생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실종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실종자 및 사상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당시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는 유학생 1000여 명을 포함해 약 5000명의 한인이 있었을 것으로 외교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 한국인 소재 파악 주력
크라이스트처치 한인사회는 23일까지 유 씨 남매를 비롯한 일부 단기 연수생에 대해선 아직까지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선 영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씨 남매가 다녔다는 어학원에 한국 학생이 더 있었던 것 같지만 관계자들과 관련 자료가 다 같이 건물에 깔려 있어 정확히 확인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질랜드 당국이 구조작업에 집중하느라 실종자 확인이 더디고 수습한 시신에 대해서도 인적사항을 확인해 주지 않아 한국인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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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일부 지역에서 전화 연락이 이뤄지지 않자 주뉴질랜드 대사관과 한인회 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친구나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소재를 파악해 달라는 글이 속속 올라왔고 이에 대해 현지에서 확인해주며 연락을 이어갔다.
○ 무너진 건물에 자영업자들 절망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교민 중 상당수가 자영업을 하고 있어 지진으로 인한 재산피해 규모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진피해가 컸던 시내 중심가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 여행사 어학원 미용실 보험회사 등 30여 곳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 한모 씨(43)는 “지진으로 운영하던 미용실이 완전히 무너진 한 친구는 지금 우리 집에 머물고 있다. 건물이 파괴된 다른 상점 사람들도 모두 패닉 상태”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구조대의 노력으로 기적의 생존자도 나오고 있다. 4층짜리 파인굴드 빌딩에 매몰됐던 앤 보드킨 씨는 지진 발생 2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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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