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초고가 프로그램 경쟁… 일반검진과 뭐가 다를까
《삼성서울병원이 이달부터 선보인 초고가 건강검진 프로그램에는 흉부와 복부의 컴퓨터단층촬영(CT),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같은 첨단 의료장비가 동원된다. 첨단 기기로 온몸을 손금 보듯 들여다보는 셈. 이 프로그램의 고객은 주로 외국 부자들이다. 비용은 건진 기간(1박 2일∼3박 4일)에 따라 2500만∼3500만 원. ‘빅5’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이미 1000만 원대 고가 건강검진 상품을 내놓았다. 서울아산병원은 1700만 원(2박 3일)짜리 ‘아산프리미엄 멤버십’을, 서울성모병원은 최고 1118만 원(2박 3일)짜리 ‘마리안 프레스티지’를 운영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900만 원(2박 3일) 정도다. 최근에는 이보다 3배가량 비싼 초고가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상위 1%를 위한 건강검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장비, 의료진 국내 최고 수준
PET등 최처잠 총동원… 암발견율 2배↑
대형병원의 초고가 건강검진 가격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최첨단 검사장비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 발견이 어렵다는 췌장암, 간암 등 복부 장기의 진단을 위한 복부 CT와 핵의학전신양전자단층영상(PET) 검사, 심혈관 3차원(3D) CT로 검진의 정밀도가 크게 높아졌다.
초고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검진 후 주치의와 상담하거나 응급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을 받은 해외 수진자는 귀국한 뒤에도 주치의와 전화로 건강상담을 할 수 있다. 응급상황에 처했을 경우 국제 응급의료서비스사인 ‘인터내셔널SOS’의 응급의료헬기를 이용해 인근 협약 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입원시키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는 1회 검진으로 끝내지 않고 1년 내내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해 주는 회원제를 도입했다. 회원마다 전담 주치의와 간호사를 지정해 365일 24시간 건강상담이 가능하다. 고혈압을 앓는 회원이 병원에 자주 갈 시간이 없다면 전담 간호사가 집이나 회사에 찾아가 혈압을 체크해 준다. 또 갑자기 혈압이 올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서울대병원에 진료 예약도 대신 해준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이와 비슷한 전담 의료진을 두고 맞춤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대기시간 없는 논스톱 서비스 ▼
인터넷… 팩스… 편의시설 완비
초고가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병원들은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국내외 CEO나 유력 인사들을 위해 별도 병실을 마련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건강증진센터 프리미엄 병동’은 1155m²(약 350평)가 넘는 규모로 욕실과 조리실까지 갖춘 VVIP 병실 1곳과 특실 4곳이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역시 샤워실과 TV, 오디오, 인터넷, 팩스 등을 갖춘 VIP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선 하루 숙박비가 400만 원(279m²)인 최고급 병실을 선택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외국인은 하루에 50만∼100만 원인 최고급 병실에 머물면서 전담 간호사와 통역사의 도움을 받으며 검진을 받는다. 일반인과 마주치지 않고 진료 과목별로 기다리는 시간 없이 곧바로 검사를 받는다.
소수에게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 비용도 들어 있다. 국내에서 지내는 외국인이 병원을 찾기 힘들면 의료진이 가정을 방문해 채혈을 하고 가정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전담 간호사의 의전을 받는다.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은 “초고가 검진은 숙박비용과 휴식, 서비스가 포함된 비용”이라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이지 일반인에게 모두 필요한 프로그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