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최고 실적 안고 일본행… 인사 초읽기
신격호 회장
이번 인사는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우선 롯데그룹 각 계열사가 지난해 골고루 장사를 잘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롯데쇼핑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 롯데그룹 인사는 개선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승진 폭이 가장 큰 ‘통 큰’ 인사가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의 움직임 여부도 관심사다. 이철우 롯데쇼핑 및 백화점 대표이사 사장(68)은 2007년부터 현직을 맡아 롯데쇼핑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60)은 지난해 ‘통 큰 치킨’으로 롯데마트의 집객(集客) 효과를 높여 계열사 연말 사장단 회의에서 박수를 받았다. 소진세 롯데슈퍼 사장(61)은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대표를 겸하면서 롯데그룹 내 신사업의 선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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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동기 동창으로 사학 라이벌을 나와 주로 롯데백화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승진해 온 노 사장(연세대)과 소 사장(고려대)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중에게는 롯데마트의 인지도가 높고, 슈퍼와 편의점은 성장 가능성이 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자리”라면서 “두 사장이 자리를 맞바꾸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재계에 불고 있는 ‘젊은 조직’ 바람을 탈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롯데그룹의 부사장급 이상 대표 중에는 강현구 롯데닷컴 대표이사 부사장(51)이 최연소다. 요즘 신격호 회장은 부쩍 ‘인재’를 강조한다고 한다.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도 “변해야 산다”며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지급했다.
두둑한 현찰을 쥐고 대한통운 등의 매물에 눈독을 들이는 국내외 인수합병 군단의 진영을 어떻게 짜는지도 또 다른 볼거리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