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시장 매수세 둔화 뚜렷
지난주 글로벌 펀드로 들어온 101억 달러 중 신흥국 증시를 뜻하는 ‘이머징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17억 달러에 그쳤다. 특히 이머징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플레이션 민감도가 높은 아시아 투자펀드의 유입 금액은 2주 전의 14%에 불과한 75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하지만 미국 주식형 펀드로는 6주 만에 최대 자금이 몰려 69억 달러에 이르렀다. 포르투갈 스페인의 국채 발행으로 재정위기 우려가 많이 완화된 유럽펀드로도 9억6000만 달러가 들어오면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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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회복 기대감 커지는 선진국
이머징 증시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은 각각 8.3%, 7.0%에 이른다. 중국의 지난달 물가도 4.5%로 당국의 통제목표치인 3%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 압력은 긴축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 증시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신흥시장 매력을 감소시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선진국 증시는 9.6% 상승했지만 이머징 증시는 두 배 가까운 16.4% 올라 가격부담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저금리 기조,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되는 선진국은 안정적 경기회복 가능성이 커지며 투자매력이 높아졌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등 선진국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소비와 생산지표에서 개선을 보이며 경기 확장세를 지속 중인 반면 신흥국은 금리 인상, 물가 통제로 그동안 상승 모멘텀 중 하나였던 빠른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로존 위기 등의 악재가 잔존하고 있어 향후 추이는 주시해봐야겠지만 글로벌 경기 사이클을 주도했던 이머징 증시의 매력이 전보다 떨어진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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