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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4회 국수전… 모험심으로 찾아간 길

입력 | 2011-01-27 03:00:00

○ 김지석 7단 ● 허영호 7단
본선 4강 2국 3보(55∼70)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는 김지석 7단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 ○에는 흑 세력의 한복판으로 과감하게 뛰어들 배짱과 수읽기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 있다. 편안한 길이 여러 개 있지만 모험심 가득한 김 7단은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만 골라 다닌다. 그렇지만 백 ○가 과연 좋은 수인지는 이후 진행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우선 흑 55로 지키는 것은 필수. 흑은 이곳을 연결해야 힘을 쓸 수 있다. 백 56으로 뚫는 것 역시 절대적이다. 그냥 탈출하는 수를 둔다면 백 ○로 찌른 의미가 없다.

흑도 바로 ‘가’로 막는 건 약점을 더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흑 57로 빳빳하게 늘어둔다. 백에게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서지만 실착이었다. 흑은 57 대신 참고도 흑 1의 마늘모 행마를 택했어야 했다. 흑 7까지 백이 답답한 모습이다. 백 58을 선수하고 60으로 둔 수가 가착. 흑은 63으로 이을 수밖에 없다.

돌이 튼튼해지면 행마에 힘이 붙는다. 백 62까지 단단해진 백은 64로 젖혀 나간다. 이어 백 68, 70으로 단수하며 밖으로 나간다. ‘가’로 끊기는 단점은? 만약 흑이 이곳을 끊을 수 있다면 백 5점이 죽기 때문에 당연히 흑의 대성공. 그러나 김 7단이 백 68, 70을 결행한 걸로 봐선 백 5점이 호락호락 죽을 돌이 아닌 모양이다. 허영호 7단은 ‘가’로 끊는 수가 있는지 고심을 거듭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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