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청해부대 중형헬기 없어 작전 제한
우리 청해부대는 열악한 상황에서 이번 작전을 성공시켰다. 이는 치밀한 작전이 주효한 덕분이지만 운이 따른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 납치 선박에 진입하기 위한 방법은 청해부대처럼 고속단정을 타고 가서 사다리를 배에 걸고 올라가는 방법과 헬기를 이용해 배로 신속하게 강습하는 방법이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그런 방법으로 인질 구출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우리 해군은 그런 헬기가 없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링스헬기는 6인승의 소형 헬기다. 여기에 조종사 부조종사 기관총사수 저격수 사진사 등이 탑승하면 UDT 대원들이 탈 공간이 없다. 우리 해군에 선진국들처럼 군함 탑재용 중형 헬기가 있지 않은 이상 청해부대는 항상 불리한 여건 속에서 작전을 해야 하는 것이다. 삼호주얼리호처럼 1만 t급의 작은 배라면 사다리를 걸 수 있겠지만 30만 t급 유조선이나 1만 TEU급의 대형 컨테이너선이라면 사다리를 걸 수 없어 우리 UDT 대원들도 발만 구를 수밖에 없다. 청해부대에 매번 이런 멋진 전과를 기대한다면 1개 분대가 탑승할 수 있는 군함 탑재용 중형 헬기는 시급한 전력이다. 작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장비를 주고 임무를 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 국민과 정부의 책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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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완벽한 성공 기대는 위험
따라서 이번과 같은 완벽한 성공이 항상 있을 것이란 기대는 위험하다. 때로는 희생도, 때로는 실패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희생과 실패가 있다고 해서 국민이 여론으로 가혹한 심판을 한다면 군과 정부는 인질 구출을 결심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며, 작전에 나서는 대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 상선들은 이른바 봉이 되어 해적들의 집중 표적이 될 수 있다. 청해부대에는 해적의 총탄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국민의 질책인 것이다. 우리 국민이 혹시 모를 청해부대의 실패에도 격려의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성숙한 자세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면 자랑스러운 우리 청해부대는 드높은 사기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사지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