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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佛서 본 왕오천축국전 한국서 보니 인상적”

입력 | 2011-01-21 03:00:00

걸 그룹 f(x) 멤버들도 찾아 유물보고 설명 읽고 “감격”




“예전에 둔황에도 갔었고 프랑스에서 ‘왕오천축국전’을 본 적도 있습니다. ‘실크로드와 둔황’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이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주 인상적이에요.”

왕오천축국전 앞에 선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씨의 얼굴에 웃음이 퍼졌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초청으로 방한 중인 소르망 씨는 20일 오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전시장을 둘러보던 소르망 씨는 오래된 나무 관과 나무 미라 앞에 멈췄다. 그가 “어디서 발굴됐나요? 언제 발견했죠?”라고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내자 국립중앙박물관 오영선 학예연구사가 “약 4000년 전 실크로드의 누란에서 발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봤을 때보다 실크로드와 둔황전을 본 뒤 왕오천축국전을 보니 더 인상적입니다.” “와, 둔황에 이런 굴을 만들어 놨었다고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씨(위)와 걸그룹 f(x)가 특별전 ‘실크로드와 둔황’을 감상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구정동고분 모서리기둥 조각도 소르망 씨의 관심을 끌었다. 눈이 깊고 코가 높은 서역인이 돋을새김 된 모서리기둥을 보고 그는 “몇 세기에 만들어졌냐”고 물었다. 8∼9세기라는 대답에 “한국(신라)에도 폴로스틱을 들고 있는 서역인 조각이 있는 것을 보니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가 정말 활발했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르망 씨는 전시 관람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한국 문명, 글로벌시대의 독창적인 자산’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걸그룹 f(x)도 이날 특별전을 관람했다. “와, 내가 아는 글자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멤버 빅토리아(24)가 손을 뻗어 왕오천축국전의 일부를 가리켰다. 중얼중얼 한자를 읽던 빅토리아는 다른 멤버인 설리(17)와 크리스탈(17)을 돌아보며 “혜초가 여행하면서 소감을 쓴 글이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설리와 크리스탈이 “와, 더 읽어줘요”라고 부탁했다.

둔황 석굴 275호굴 모형 속으로 들어간 f(x)는 정면에 있는 3.4m 높이의 미륵보살상을 보고 “멋있다! 근데 손이 하나 없네”라고 외쳤다.

중국 출신인 빅토리아는 특히 유물과 설명문을 유심히 읽었다. 혜초의 여행경로를 표시한 지도에서 상하이와 대만 등의 위치를 찾아내던 빅토리아는 전시장을 나가다 걸음을 멈추고 중국국가박물관 신장문물고고연구소 신장위구르자치구박물관 등 유물을 대여한 중국 박물관의 명단을 다시 되짚어봤다.

“박물관에 오랜만에 왔다”는 f(x)는 잠시 여유를 만끽하며 하나 둘 유물을 관람하고 실크로드와 왕오천축국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 
::‘실크로드와 둔황’ 전시 안내::

일시: 4월 3일까지(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료: 성인 1만 원, 중고교생 9000원,
초등생 8000원, 유아 5000원
문의: 1666-4252,
www.silkroad2010.com
주최: 국립중앙박물관 동아일보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