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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4회 국수전… 마무리 펀치

입력 | 2011-01-11 03:00:00

○ 허영호 8단 ● 홍기표 4단
본선 8강 4국 7보(136∼164) 덤 6집 반 각 3시간




전보에서 흑이 백 ○를 잡았더라면 모든 돌이 두터워져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백약이 무효다.

백 36, 38 좀 심한 수. 허영호 8단은 흑 39에 백 40으로 참고도 백 1에 둬 싸우려고 했다. 백 15까지면 중앙 흑이 거의 죽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허 8단은 잠시 후 마음을 고쳐먹는다. 참고도에선 혹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 것이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허 8단은 백 40으로 물러서 평범한 진행을 택했다.

백이 기분 좋은 건 백 46이 선수라는 점. 흑이 손을 빼면 하변 흑 진에 있는 백 한 점이 움직일 수 있다.

홍기표 4단은 난감한 표정으로 반상을 본다. 여기서 선수를 빼앗기면 해볼 데가 없어진다. 홍 4단은 흑 47로 임시 조치만 해놓고 흑 49로 끊어 백 두 점을 잡자고 했다.

흑 49를 본 허 8단의 눈에 순간 싸늘함이 번진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흑의 무모한 도발에 응징을 예고한 것.

흑이 51로 연이어 버티자 허 8단이 드디어 수를 내기 시작한다. 우선 백 52로 끊어 흑을 분단시킨 뒤 백 62까지 흑 한 점을 잡았다. 결국 이 백과 하변 왼쪽 흑의 수상전이 됐다. 백 64로 막자 흑의 수가 몇 수 안된다. 결론은 패. 그러나 흑은 패를 이겨도 부족하다. 홍 4단은 몇 수 더 두다가 돌을 내려놓았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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