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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재테크]정기예금에 묻어둔 자금, 어떻게 굴릴까요

입력 | 2011-01-11 03:00:00

생계용-오락용-축적용으로 ‘돈주머니’ 나누세요




《 44세 회사원입니다. 현재 월수입은 400만 원 정도이고 앞으로 10년 후 퇴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5억 원으로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끼고 있고요,

금융자산은 4억 원 정도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펀드 상품에 투자해 손해를 본 뒤 전부 해지해서 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해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가 상승하면서 투자형 상품으로 다시 가입할까 했지만 또다시 손해를 볼까봐 망설이고 있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금융자산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자산관리를 할 때는 물가상승을 감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은 모두 물가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상승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동시에 자금의 용도와 목적에 맞게 나눠 자산을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미국의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때 생계형, 오락용, 재산 축적용 등 세 개의 주머니로 나눠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생계형 자금은 원금이 보장되고 언제든 쉽게 찾아 쓸 수 있는 돈입니다. 오락용 자금은 재산의 10% 정도 범위에서 즐긴다는 기분으로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용도입니다. 재산 축적용 자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처럼 자산관리를 할 때도 목표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방향을 제대로 잡은 뒤 재테크에 나서야 실패의 아픔을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상담자는 금융자산을 모두 은행예금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보통 금리는 실질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하고 여기에 기간 또는 위험 프리미엄을 더해서 산출됩니다.

올해 우리나라 실질경제성장률이 6%, 물가상승률은 3% 정도입니다. 기간 또는 위험프리미엄을 제외한다고 해도 금리는 간단히 9% 안팎이 됩니다. 따라서 상담자는 은행예금 외에 고수익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상담자는 금융자산 4억 원 가운데 1억 원은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갚는 것이 좋습니다. 부채를 줄이는 것도 재테크입니다. 대출이자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3억 원은 상담자의 투자성향을 감안해 목표수익률 10∼12%를 추구하는 안정성장형 포트폴리오를 권해 드립니다. 먼저 머니마켓펀드(MMF), 회전 정기예금, 주가연동예금(ELD), 변액보험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53%를 예치하십시오. MMF, 단기 정기예금에 넣어둔 돈은 긴급 자금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ELD는 정기예금 수익에 플러스알파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조건부 원금보존형 상품에 17%를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 30%는 국내 주식형펀드, 천연자원 펀드, 중국본토 펀드에 골고루 나눠 투자하십시오. 천연자원 펀드는 물가상승에 따른 헤지 수단으로 유용합니다. 또 국내 펀드에 가입할 때는 성장주와 가치주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투자기간 역시 투자 목적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자금으로 구분해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MMF, 정기예금에 넣어둔 돈은 1∼6개월 단기로 굴려 비상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펀드에 투자하는 돈은 적게는 1년, 길게는 5년까지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변액보험 같은 연금 상품은 3∼10년 동안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영리한 토끼는 여러 개의 굴을 만든다고 합니다. 올해 상담자를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도 영리한 토끼처럼 돈주머니를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재테크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김대한 신한은행 서초PB센터 팀장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