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쉬지않고 일해 봤으면…”
인천 남동구 간석동 인천종합일자리센터를 찾은 실직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종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상담사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종합일자리지원센터
8년 전만 해도 토목회사를 운영했던 이기복 씨(55)는 “지난해는 일감이 없어 닷새 일하고 이틀은 집에서 쉬면서 지내곤 했다”며 “올해는 일이 없어 쉬는 ‘고통’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일거리가 30%가량 줄어 가계 꾸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는 것.
각자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인력센터를 찾는 근로자들은 “올해는 어둠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희망을 봤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고 로드중
몇 년 전만 해도 새벽마다 평균 60여 명이 북적거렸던 인천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 앞 인력시장도 건설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을 대표하는 남구 용현동 독쟁이고개 새벽 인력시장은 1년 전 문을 닫은 상태. 이날 오전 4시 반경 근로자들 앞에 멈춘 승합차에서 “8만 원, 조적(벽돌이나 블록을 쌓는 공사) 3명”을 외치자 불을 쬐던 근로자들이 차량에 먼저 오르려고 달려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일용직 근로자 최정식 씨(58)는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일감이 줄어든 후 자주 보는 풍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감을 찾으러 인력시장에 자주 나온다는 이석준 씨(47)는 “요즘 건설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송도국제도시의 대형 건설사에서 일하는 지인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할 만큼 체불이 심하다던데, 관할 행정기관에서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