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 봐주는 것 없다” “각오할게요”
셔틀콕 스타 출신인 동갑내기 토끼띠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배드민턴 대표팀 성지현(가운데). 새해 들어 성지현은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아버지 성한국 감독(왼쪽)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1980년대 대표팀에서 활약한 어머니 김연자 씨는 딸이 다니는 한국체대 체육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성 감독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48).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 교수는 1980년대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였다. 김 교수는 “성 감독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아빠가 감독이라서 훈련할 때 지현이에게 더 혹독하게 할 것이다. 본인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지현은 피는 속일 수 없는 듯 네 살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장난감 삼아 갖고 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엄마는 그런 딸이 고교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기 전까지 줄기차게 반대만 했다. “운동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언제라도 관두고 공부하라고 했어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군요. 엄마를 어려워해 아프다는 얘기도 안 하는 걸 보면 속도 상해요.”
이달 말레이시아오픈과 코리아오픈에 연이어 출전하는 성지현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 런던 올림픽 출전 포인트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아빠 엄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스피드와 체력, 게임 운영 능력을 보강해야 해요.”
선수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6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성 감독과 김 교수는 토끼띠 동갑내기. 이들 가족은 올해는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훨씬 많게 됐다. 김 교수가 1년 안식년을 받아 이달 말 중학교 3학년인 아들과 싱가포르로 떠난다. 성 감독과 김 교수는 “2 대 2로 갈렸다. 같이 있지는 못해도 각자 위치에서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 멀리서 응원 열심히 하겠다”고 새해 희망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