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범어사 방문 못막은 것 참회”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전국 25개 교구 본사는 1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주지 회의를 열어 종단의 4대강 사업 중재를 무산시키고 템플스테이 예산을 누락한 정부 여당의 예산안 처리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들은 정부 한나라당 인사들과의 개별 접촉 금지와 사찰 출입 거부, 4대강 사업 반대, 민족문화 보전 등을 결의했다. 부산 범어사 주지 정여 스님은 최근 천왕문 화재와 관련해 “한나라당 정치인이 화재 위로를 위해 방문하고 이를 맞은 상황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종단 지침을 지키지 못해 참회한다”고 말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해외 순방 뒤 16일 귀국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회의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주장이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문제로 보이는 것도 우리의 현 모습”이라며 “예산 문제를 떨쳐 버리고 진정한 변화를 통해 신도의 힘으로 자생하고 의식을 전환해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주지회의는 전체 109개 사찰 중 85개 사찰이 참여해 템플스테이와 관련해 국고예산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총무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원로회의는 “정치권의 행태로 빚어진 현 상황에 우리 원로들은 한마음으로 경책의 죽비를 높이 들어 종단의 평안함을 이끌지 못함을 자성한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