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먹지 않고 얼굴이 노란 증상은 소화가 되지 않아 몸이 야위는 병인 비허(脾虛)일 때 흔히 나타난다. 노란색은 비장(脾臟)과 관련이 깊다. 흔히 ‘비위가 상한다’고 할 때 비위는 비장과 위장을 일컫는 말이다. 비장은 위장에서 1차 소화된 것을 인체가 이용할 수 있는 물질로 변화시켜 조직이나 장기에 수송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비장 기능의 저하로 노폐물인 습담(濕痰)이 많이 생기면 얼굴이나 몸에서 황색이 보인다.
학생에게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처방에 소화를 촉진하는 약재를 넣어 한 달 분을 처방했더니 복통이 멎고, 밥도 잘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비위 기능이 저하된 아동들은 우선 편식하지 말아야 한다. 비장이 약한 아동은 대개 밥과 김치 같은 천연 음식을 멀리하고 인공색소나 향료, 조미료 등 합성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한다. 인공 성분이 들어간 음식은 장에서 독소로 작용해 유해한 세균을 증식시키고 복통과 설사를 잦게 만든다. 인공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즐겨하는 아동은 평소 짜증을 잘 내거나 학교에서 집중을 잘 하지 못해 과잉행동장애증후군 같은 병을 키울 수도 있다.
원인이 다른 복통도 있다. 신경만 쓰면 배가 아프거나, 시험 보기 전이나 싫은 것을 할 때 배가 아픈 경우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복통은 비장 기능 저하와 무관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 긴장과 통증을 완화시켜야 한다. 주로 스트레스를 주관하는 간장(肝臟)과 복부나 위장의 울체(鬱滯)를 풀어주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또 갑자기 체하거나 일시적인 소화 장애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소화를 촉진하면서 위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을 쓴다.
송호철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