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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골프]정일미 국내 컴백… “후배들 패기 배우며 멘터 역할 할 것”

입력 | 2010-12-04 03:00:00

美생활 청산… 내년부터 출전




스마일 퀸으로 인기를 누렸던 정일미. 내년 필드에서 팬들은 그의 미소를 직접 볼 수 있다. 2004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시드전을 거쳐 국내에 복귀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마일 퀸’으로 불리며 필드에서 인기를 누렸던 정일미(38). 그가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던 정일미는 최근 전남 무안골프장에서 끝난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출전권이 걸린 시드전 본선에서 3라운드 합계 1언더파 215타로 공동 22위에 올라 상위 45명에게 주어진 합격증을 받았다. 예선전에만 332명이 출전한 7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2004년 미국으로 떠난 지 7년 만의 복귀. 그가 KLPGT에서 2년 연속 상금 여왕에 올랐을 때는 20대 후반이었다. 이젠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며 내년 KLPGT 출전 선수 가운데 맏언니가 됐다. 최연소인 이은빈(17)과는 21년 차. 이은빈이 두 살 때인 1995년 정일미는 프로에 데뷔했다. “솔직히 나이 부담이 컸어요. 후배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도 많았죠. 이 나이에도 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후배들도 다행히 잘 받아주더군요.”

서른 넘어 진출한 LPGA투어에서 정일미는 비록 우승은 없었어도 꾸준히 성적을 내며 출전자격을 유지했다. 지난해까지 선수이사로 일하며 동료들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섰다. 보람이 컸지만 미국 전역을 도는 강행군 속에 심각한 체력 부담을 느낀 끝에 컴백을 결심했다.

정일미는 KLPGT에서 7승을 거두며 상금 9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투어에서는 2003년 정일미와 김순희를 끝으로 30대 챔피언이 나오지 않을 만큼 급격한 세대교체를 겪었다. 정일미는 “후배들의 실력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국내 대회가 10개 남짓이었는데 요즘은 30개 가까이로 늘어나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최근 한국 여자골프는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누리다 급격하게 시들어 조로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운동에만 매달리다 쉽게 흥미를 잃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가끔 국내 대회에 출전해 후배들과 얘기해 보면 의외로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공부와 독서, 다른 취미활동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해요.”

후배들에게 힘을 주는 멘터가 되는 동시에 후배들의 젊은 패기를 배우고 싶다는 게 그의 희망. 모처럼 고향 부산 송도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정일미는 곧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겨울훈련에 매달릴 계획이다. 연말을 즐길 여유는 없어 보인다.

정일미는 귀국 후 30대 후반인 비슷한 또래들에게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선수를 접고 골프레슨을 하거나 주부로 전업한 친구들이 잘해서 우리가 못 이룬 꿈을 이루라고 손을 꼭 잡더군요. 어깨가 무겁지만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쳐야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