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선진국 업체와 당당히 겨뤄 2011년에도 해외낭보 이어질것”
○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정보와 금융 인프라 절실
그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건설업계는 1965년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4000억 달러가 넘는 공사를 수주했으며 2008년부터는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기존 수출 주력상품이었던 조선, 자동차,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의 실적을 추월했다. 이 회장은 “해외건설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었고, 선진국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 분야가 또 다른 ‘한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현재 녹색성장과 관련된 도시수출, 원전, 고속철도 등 수주분야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제 해외건설은 단순한 건설공사를 넘어 상품과 문화 등이 포함된 복합 수출상품으로 발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협회 차원에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2009년에는 독립국가연합(CIS)의 중심 지역인 카자흐스탄에 해외지부를 설치했으며, 올해는 앞으로 새로운 건설시장으로 떠오를 아프리카의 가나와 중남미의 멕시코에 사무실을 열었다. 또 아시아의 거대 국가인 인도와 메콩 강 유역의 캄보디아에도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지 사무실은 특히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건설사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동원 확대를 위해 정책연구실을 새로 만들고 글로벌 인프라펀드와 같은 정부의 금융지원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수주 이어지려면 중동에 편중된 사업 다각화 필요”
저탄소 등 녹색성장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원자력발전 등 신에너지 개발, 그리고 물, 폐기물 처리 등의 환경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 곳곳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분야에 우리 건설사들이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 중국 등 경쟁국 건설사들 역시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외건설협회는 세계 건설시장의 규모가 5000억 달러로 추산되고 매년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능력과 프로젝트 관리력, 정보기술(IT) 관련 경쟁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업체들에 무궁무진한 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치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해외에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돈이 투입되는 건설사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회장 역시 “자체 능력 여부를 떠나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국내보다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은 금물”이라며 건설사들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그는 “치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을 세우는 게 필수며 우리만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선별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