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전관 전형 새 변수 ‘창의적 체험활동’초중고 봉사-동아리 활동 등 내년부터 크게 활성화교사 승인 거쳐 온라인시스템 ‘에듀팟’에 기록…대학입시때 진정성 평가할 중요자료 될 듯
내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 현장에 본격 도입됨에 따라 체험 중심의 교육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신상중 1학년 학생들이 체험활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8월 서울 도산공원 내 도산 안창호 기념관을 견학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서울 신상중
○ 학교, 어떻게 변하나?
창의적 체험활동에 배정된 수업 시간은 초중학교는 주당 3시간 이상, 고교는 주당 4시간 이상이다. 고교의 경우 기존의 주당 2시간에서 2배 늘어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턴 학교 현장에 교외에서 이뤄지는 체험 중심의 수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학생들이 해당 장소를 관람하고 이를 포트폴리오로 기록하는 방식의 체험학습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주제탐구형 현장체험학습’이라는 측면에서 수련활동, 소풍 등 일회성 행사와 차별화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3월 ‘2009 개정 교육과정 연구·선도학교’로 지정한 부산남고의 운영사례를 보면 이러한 미래 교육방식의 모습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부산남고는 매년 1학년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역문화재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지역 전통문화재 및 자연생태학습장을 탐사한다. 이후 조별로 나뉘어 탐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 토론 등의 방법을 활용해 탐구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모든 과정과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발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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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역시 학교가 지역사회와 연계해 마련하는 체험 중심의 봉사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우수한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록 관리할 수 있도록 마련한 온라인 시스템 ‘에듀팟(www.edupot.co.kr)’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활동한 내용을 교사의 보완 및 승인을 거쳐 에듀팟 홈페이지에 기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좋다. 사설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이나 체험 행사에 참여하는 것보다 교내에서 진행되는 과학의 달 행사, 각종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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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개설한 ‘창의체험통합정보넷’ 사이트는 다양하고 검증된 체험활동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한다. 목록을 클릭하면 체험활동 목적, 체험장소로 가는 교통편, 홈페이지 주소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가정통신문 소개 행사 꼼꼼히 확인… 자녀와 함께 적극 참여를▼
○ 자녀의 창의적 체험활동, 부모는 어떤 도움 줄 수 있나?
그렇다면 자녀가 창의적 체험활동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려면 부모는 어떤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
우선 학교에서 오는 가정통신문을 꼼꼼히 확인하자. 가정통신문에 소개된 걷기대회, 국토순례 등 외부 행사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학교장의 승인 아래 안내되는 것이므로 ‘검증된’ 창의적 체험활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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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체험활동이 교육현장에 본격 도입되는 것은 내년부터다. 이런 이유로 아직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준비가 미비한 학교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교과부가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유익한 창의적 체험활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한 사이트 ‘창의체험통합정보넷(www.crezone.net)’을 활용해 보자. 이 사이트는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정보를 자원, 대상, 날짜, 영역, 과목, 부처별로 자세히 제공한다. 또 커뮤니티 메뉴를 따로 마련해 학생 간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참여 뿐 아니라 기록도 중요하다. 창의적 체험활동 계획부터 체험 후 활동내용 기록까지 자녀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우선 창의적 체험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자녀와 그날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예컨대 ‘오늘 참여한 활동이 무엇이지?’ ‘활동을 하며 무엇을 배웠니?’ ‘활동을 마친 후엔 무엇을 느꼈니?’ 같은 질문을 하는 것.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녀는 활동 내용을 에듀팟 홈페이지에 기록하거나 보고서로 작성하기 전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머리 속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록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에듀팟 홈페이지에 활동을 입력할 땐 ‘활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목적’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활동 후 소감’을 작성할 수 있다.
서울 신상중 1학년 오정아 양(13)은 얼마 전 학교에서 진행한 ‘북악산 서울 성곽길 걷기’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후기를 작성했다. 인솔교사를 따라 약 3시간 반 동안 4.3km가량의 성곽길을 걸으며 ‘숙정문’과 ‘1·21사태 소나무’ 등 역사적 명소에 관한 설명을 들었던 활동 내용을 밝힌 뒤 북악산 성곽길에 대한 개요, 성곽길을 걸을 때의 느낌 등을 상세히 적었다. ‘1·21사태 소나무는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침투해 우리 군과 총격전을 벌일 때 총탄 15자국이 남게 되었다’처럼 활동 시 배운 내용도 같이 써 넣었다. 그는 이렇게 쓴 보고서를 체험활동 시 찍은 사진, 교사의 설명을 받아 적었던 활동지와 함께 파일에 끼워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이 학교 박영일 연구부장은 “창의적 체험활동은 단순히 하루 체험하고 끝나는 식의 활동이 아니라 이후의 기록 활동까지 포함한다”면서 “활동사진을 글과 함께 기록해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