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서 드러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방만 운영
스스로 닫아버린 신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다양한 비리가 21일 보건복지부의 종합감사 결과 발표에서 드러났다. 사랑의 열매가 상징인 공동모금회(서울 중구) 건물의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공채 탈락자 계약직으로 고용
서울지회는 공채에서 탈락한 8명을 정당한 절차 없이 계약직으로 특별채용하고 이 중 4명은 정규직으로 다시 채용했다. 또 중앙회는 회계분야 계약직을 채용하면서 다른 분야처럼 공채하지 않고 특채했다. 광주지회에서는 필기시험만 합격한 사람을 마치 실기시험에도 합격한 것처럼 가점을 부여해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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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란주점 노래방에 업무용 법인카드 사용
예산집행에서도 업무용 법인카드 사용, 워크숍 경비 집행 등에서 부적절했다. 복지부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확인한 결과 중앙회 및 11개 지회에서 업무 연관성이 없는 부적정한 집행이 136건, 총 2150여만 원으로 확인됐다.
이를 자세히 보면 5년간 124차례나 단란주점 노래방 등에서 업무용 법인카드로 2000만 원어치를 썼고 업무목적 외에 화환, 선물구입도 12건 150여만 원이 확인됐다.
워크숍의 경우엔 182차례에 걸친 내부 워크숍 비용으로 3억5000만 원을 쓰면서 스키장, 래프팅, 바다낚시 등의 비용으로 2900만 원을 집행했다. 또 서울 부산 등 9개 지회에서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에서 총 26회 500여만 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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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금 배분 사업도 부실
또 기부금을 전해 받은 사업기관에 대해서도 아무런 사후평가 없이 제재조치를 감해주거나 조건부 제재를 했다. 심지어 배분금을 횡령한 기관에 대해서도 횡령한 돈만 회수한 채 고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동모금회는 사업기관에 나눠주는 승합차량 751대를 구입하면서 특정 자동차 회사와 수의계약한 뒤 제대로 할인을 받지 못해 8400만 원을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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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회의 전방위 비리가 밝혀지면서 연말연시 성금 모금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금회는 12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31일까지 2개월간 연간 전체 모금액 3000여억 원의 68%를 모금했다.
김강립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은 “공동모금회는 정부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취지에 따라 자체에서 생길 수 있는 비리에 대한 견제와 통제 기능이 제한돼 있어 생긴 일”이라면서 “앞으로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모금기관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