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서 對테러 경계태세 점검위한 ‘깜짝 실험’ 밝혀져
8일 오후 정체불명의 가루가 발견된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경찰특공대와 소방방재청, 강남소방서 직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있다. 뒤늦게 훈련 상황임이 알려진 이날 소동으로 삼성역 역사 일대가 한 시간가량 통제됐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호선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탄 50대 남성이 열차 좌석 위에 놓인 정체불명의 가루를 발견한 것. 가로 5cm, 세로 7cm 크기의 밀봉 티백에 담겨있던 흰색 가루가 의심스러웠던 이 시민은 두 정거장 뒤인 삼성역에서 내려 지하철역 사무실에 신고했다. 삼성역 관계자들은 테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군부대와 경찰, 소방방재청, 강남소방서, 강남보건소 직원 등 60여 명이 방독면과 장갑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서둘러 현장으로 출동했다.
소방방재청에서 채취해 간 가루 샘플은 분석 결과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판명됐고 백색가루 소동은 40분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날 상황은 국가정보원에서 G20 회의를 앞두고 대테러 야외기동훈련(FTX) 차원에서 경찰등에 통보하지 않고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전혀 예고가 없던 훈련이라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대처했다”며 “다행히 미리 마련돼 있던 테러 대응 매뉴얼에 따라 큰 문제없이 처리했다”고 전했다. 이날 해프닝으로 삼성역 지하 역사 일대는 한 시간 가까이 통제됐다. 실제 상황으로 착각한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테러 위협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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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역 ‘백색가루 공포’… 알고보니 국정원의 ‘깜짝 테러점검’ 8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방호복을 입은 소방방재청 관계자가 시민의 신고로 발견된 백색가루가 든 봉투를 운반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경찰과 군, 소방방재청 관계자 등 60여 명이 출동해 ‘백색 테러’ 개연성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이 백색가루 봉투는 국가정보원이 대테러 야외기동훈련(FTX) 차원에서 경찰 등에 알리지 않은 채 열차 내 의자에 두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